도시농업공동체

도심 한 가운데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

옥상사랑 2014. 4. 15. 14:37

도심 한 가운데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만들어진 동작구 주말농장 풍경

시민기자 서형숙 | 2014.04.14

[서울톡톡] "흙을 잘 고른 후, 거름을 전체적으로 뿌려준 후 묘목을 심으면 식물이 싱싱하게 자랄 수 있어요"라고 귀띔해주는 동작 주말농장의 도시농부들. 울타리까지 만들어서 말끔하게 텃밭을 완성한 모습에서 텃밭을 가꾸고 일구는 도시농부들의 개인적인 성격들이 엿보여 더욱 재미있다.

동작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일구는 주민들 모습

지난 4월 1일 개장하여 대방동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들어선 동작 주말농장 풍경이다. 지하철 1호선 대방역이 인근에 위치한 동작텃밭은 2007년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된 곳이다. 2011년 시설물 철거에 이어 그해 토양오염 정화작업까지 마쳤다. 전체 면적은 8874㎡로 이중 텃밭이 4600㎡ 규모다. 텃밭에서는 감자, 상추, 호박, 고구마, 배추 등을 재배할 수 있다. 구획당 면적은 10㎡로 분양료는 3만 원이다. 가족과 함께 주말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회라서 신청자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개장 바로 다음날, 주말농장을 찾아갔을 때는 올해의 텃밭농사를 위해 열심히 돌을 골라내고 흙을 고르며 거름주기가 한창인 도시농부들의 분주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른, 아이들 가릴 것 없이 텃밭을 일구고 거름을 주고 모종을 옮겨심기에 바쁜 모습이 보였다.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 속에서 싱그러운 봄을 느낄 수 있었다.

꼬마 삼형제를 비롯한 엄마, 아빠가 가족끼리 총 출동해 쇠스랑으로 텃밭을 일구고 있었다. 땅을 일군 솜씨가 예사 솜씨가 아닌 듯하여 농사경력을 물어보니 웬걸 이분도 농사는 처음이란다. 아이들은 아빠를 따라 텃밭도 일구고 모종도 옮겨 심으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 생생한 자연체험의 산교육장이 따로 없었다.

 텃밭에는 물 공급 장치도 여러 개 갖춰져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텃밭농사를 짓는데 꼭 필요한 물 공급 장치도 여러 개 갖춰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물을 물뿌리개에 담아 옮겨 심은 상추밭에 물을 주는 아줌마의 표정이 생글생글하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텃밭에 당첨이 되다보니 묘목을 심고 물을 주는데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듯 했다. 도심 속에 땅을 일구고 거름을 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한 기회가 아닐 것이다. 농사를 짓다가 틈틈이 앉아 쉴 수 있는 원두막도 세워져 있어 정감 있는 풍경을 자아냈다.

텃밭 둘레에는 원두막을 비롯한 휴게공간과 농기구 보관소, 주차장 등의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 동작 주말농장은 국방부에서 서울시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2016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