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

옥상사랑 2009. 12. 11. 10:09

10년도 훨씬 지난일인데 불연듯 생각나는 일이 있으니 아마도 내 맘속 깊은곳에 숨어있던 불쾌했던 일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하철은 복잡하지 않아 나는 자리에 앉있었고 앞에서 재잘거리는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3명의 여성들을 흘끔흘끔 보고있었다.

차안에는 승객이 들어오면서 자리는 이내 없어졌고 3명의 여자옆자리에는 의식적으로 자리에 가방을 2개가 있었다.

4~50대쯤으로 보이는 부인이 빈 자리에 앉으려하니 예쁘게생긴 여자 하나가 "자리있어요" 라며 퉁명스럽게 예기하니 그 아줌씨는

멀쓱해하면서 다른곳으로 시선을 두고 서 있었다. 얼굴에는 많이 상기된 표정과 불쾌한 모습을 애써 감추면서....

조금있다가 또다른 사람이 빈자리에 앉으려고 가방을 치우려하자 또다시 "자리있어요".....

짧은 정적과 무안함이 흐르고 있건만 그 아가씨들은 전혀 내색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조잘조잘.... 

그렇게 한 정거장에 다다르니 일행인듯한 2명이 들어와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하곤 그자리에 앉는다.

아마도 친구를 위해 자리를 미리 맡아둔것 같았다.

 

2~3분 간격의 잛은 시간이 지나고 있었지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황당한 장면을 보곤 말을 잊지 못하고 불쾌해했던 모습이

많은 시간이 지났건만 왜 생각나는것일까?

 

엊그제 송년회 장소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잠재의식속에 가라앉아있던 일이 되살아나는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송년회 장소를 어디로 할까 고민고민하다, 예전에 몇번와 식사하던 "뜰에모아"라는 분위기 있는 음식점에 예약하고, 대략 30여명정도

올것이니 2층에 자리를 마련키로하였고, 그정도면 괜찮겠지.....

일행을 먼저 보내고 혹시 늦게오실 분을 생각해서 나는 조금 늦게 출발하였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는지 집사님 한분을 더 태우고 식사장소에 가보니 빈자리가 몇개 남아서 자연스레 그곳으로 가게되었다.

자리에 앉으려하니 대뜸 "자리있어요"  퉁명스럽게 들려오는 한마디에 음찔~~~

그러면 우린 어딜앉지... 찰라의 시간이지만 당황되었다.

아직도 몇분이 더 오셔야 하는데....

둥그런 원탁에는 남자집사님들이 다정하고 화기애애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함께 온 집사님과 양손에 짐을 든 김집사는

짐을 풀곳을 마련하지못해 엉거주춤....

식사후 간식으로 먹을 고구마에 호일을 쌓아서 모닦불에 구려고 준비하려고 짐을 챙겨온것이다.

 

부족한 자리를 추가로 만들고 다시 원탁에 가서 빈자리에 잠시 앉으려하니 또다시 들려오는 말 " 재덕이 자리인데요"

이런 된장!!!

별 생각없이 한 말일지라도 듣는 나는 "욱~~"

 

직장이나 군대는 위계질서가 있어 이런 사소한 일은 발생하지도 않는다.

교회는 수평조직으로 모두가 평등하니 아마도 이런 일들이 많을 수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가?

 

글을 도통안쓰는 김집사가 모처럼 댓글을 달았다.

그 글밑에 유감이나 미안하다는 글이 달렸다면 이처럼 서운하진 않았으리라...

 

그래서 젊은 남자집사님들에게 서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