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농부이야기

옥상텃밭에서 봄을 느끼다

옥상사랑 2014. 3. 17. 11:00

 경칩이 지나고 춘분이 다가오는 3월 중순이되니 옥상텃밭 여기저기에서 새순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작년에 자랐던 풀들은 자연으로 돌아가 흙이 되어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조용히 물려주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옥상정원의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목화는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씨앗을 간직한 채 아직도 묵묵히 버티고 서있군요. 

 

 

갑옷속에 숨겨놓은 하얀속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듯 아쉬워하면서 서서히 목화옷을 세상속으로 보여줌니다. 움켜쥐면 쥘 수록 아쉬움이 커져만 간다는 이치를 모르는듯이 말이죠....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보리(?)들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녹비작물로 뿌린 씨앗들은 싹이 안보이는걸 보니 너무 늦게 뿌려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작년 가을, 쓰레기로 버리는 마늘대를 몇포대 가져와 텃밭에 멀칭재료로 사용했는데 속에있는건 썩어 흙이 되었고 겉에있는 것은 수분증발을 억제해주고, 흙속 미생물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니 텃밭의 보물이 따로없습니다.  쓰레기가 자원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는군요.

 

 

틀밭으로 만든 텃밭에서 쪽파와 부추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부추는 다년생이고, 수시로 소확이 가능하니 도시농부들이 쉽게 키울 수 있는 작물입니다.

한번 도전해보세요. 마늘대는 대부분 흙으로 돌아갔고, 흙같이 보이는 것은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를 그냥 뿌려주었습니다. 퇴비를 흙속에 넣어주어야 미생물들의 작용에 의해 분해되서 식물들이 클 수 있지만 흙을 파면 기존 작물의 뿌리를 상하게되어 멀칭용으로 퇴비를 뿌렸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어떠세요. 혐오스러운 음식물쓰레기들이 고운 흙같이 변해서 식물들을 키울 수 있는 좋은 퇴비로 만들어 쓰니....  냄새가 하나도 안납니다.

그냥 부엽토 같은 그런 모습이예요

 

 

틀밭속에선 애기똥풀이 제일먼저 자리를 잡았네요.

이녀석의 생명력은 대단해서 번식도 빠르고, 어디서든 쉽게 볼수 있는 풀인데, 가지를 꺽어보면 노란 액이 나오는데 꼭 애기똥같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라고 합니다.  노란꽃이 예쁘지만 독풀이니 먹진 마세요

 

작년에 한창 크던 아욱을 뽑지 않고 두었더니 그속에서 잎이 나고 있습니다.

뿌리가 얼어죽지 않고 다시 사는것 같은데 신기합니다.

이녀석을 계속 관찰해봐야겠어요. 1년생인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잘 클수 있을까요?

 

 

옥상의 보물인 텃밭입니다.

작년 가을에 심은 상추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추위를 피하게 했더니 뿌리가 살아서 지금은 수확이 가능하고 예쁘죠^*^

풀들도 자라는걸 뽑지 않고 잘라서 밭을 덮습니다. 일명 "멀칭"한다고 하는데 이게 땅을 살리는 첫번째예요.  "대지는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어머니의 속살을 드려내게 해서는 자식된 도리가 아닐것 같지 않으세요,  푸른 숲을 만들고, 나무와 꽃들이 대지를 덮였는데 인간의 탐욕에 의해 개발되어 지금은 민둥산이나 속살을 드러낸 땅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곳을 푸른 옷으로 입혀주는게 우리의 도리가 아닌런지....

 

이곳에도 두툼하게 마늘대를 깔았는데 별로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그늘진 한견에는 퇴비를 만들기위해 유기물을 흙속에 덮여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자연으로 돌아갈 유기물을 건물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옥상에서 나오는 유기물은 옥상에서 모두 처리합니다, 

흙속의 미생물이나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징검다리를 통해 이동합니다. 균형을 잘 잡아야해요  

 

 

상추와 이름모를 풀이 함께 자라고 있죠

크기가 작을수록 꽃이 예쁘더군요. 광학랜즈로 바꿔야하나...

풀을 찍다보면 점점 욕심이 생김니다. 더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은~~  

 

 

옥상엔 텃밭만 있는게 아니라 나무도 있으니 이곳은 참새들이 잠시 날라와 놀다가는 산책코스?

블루베리와 앵두나무, 보리수나무등 몇그루가 새순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옥상에는 따스한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해 꽃과 나무 그리고 채소들이 잘 자라는 곳이죠

그곳을 잘만 가꾼다면 보물창고가 될 수 있어요. 각박한 도심속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보심은 어떠신지요...

 

 

한사람의 힘은 작습니다.

그러나 여럿이 모여 같은 생각을 하면 세상이 바뀜니다.

대부분 방치되 있는 옥상에 꽃과 나무, 텃밭을 만들어 푸른 옷을 입혀주고 하늘의 축복인 빗물을 모아 활용하며,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들어 옥상에 있는 꽃과 나무, 채소를 키운다면 어떻세요?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니 냉,난방비를 줄일 수 있고, 빗물을 잘 활용하면 자원절약도 될 뿐만 아니라 채소도 잘 자란다는 사실을 알고계시죠...

 

도심생태계복원운동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금 내가 작게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운동입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나온 것을 퇴비로 만들어 자연에 돌려주는 마음을 갖고 실천하는 것....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가 추구하는 도시농업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