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하루

교수님댁에 초청되어..

옥상사랑 2006. 12. 24. 23:21

'딩동~ 문자가 도착되었습니다"  몇일전에 만난 대학동창이 보낸 문자가 핸드폰을 타고 "교수님께서

우리들을 집으로 초대하셨다"라는 글이 써있네..

세상에나....  우리가 찾아뵈었야하는데 우쩨 이런일이...  교수님 죄송합니다. ㅠㅠ

 

나는 83학번이다. 다시말해 83년도에 대학엘 들어갔다는 말이지....

벌써 20년하고도 수년이 더 흘러버렸네...

엇그제 같은 시간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교수님께서도 그때의 연세가 지금 우리정도의 나이셨던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와 그 당시의 교수님과는 왜 하늘과 땅처럼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지??

 

지금 내가 대학 초년생을 만난다면 그때의 교수님과 같은 품위를 유지할수 있을까???

그래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분의 성품과 인격이 있었기에 가능할듯 싶다. 

나에게의 대학생활은 다른이들보다

조금은 특이하게 보낸시간이었다.

낮에는 학비를 위해 알바를 뛰어야했고, 밤에 강의를 듣는 야간대학엘 다녔지..

 

학력고사가 끝나자마자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무작정 알바를 찾아 영등포를 다니며 전봇대에 붙은 알바광고지를 들고 이리, 저리헤메고 다니다가 몸살감기를 앓고 몇일후에 그 돈을 벌기위해 어느 알바가게에 들러 고등학교 학생증을 맞기고 3만원어치의 물건을 들고 밖에 나오니 갈곳이 막막~~

할수없이 친구집에 찾아가서 어머니들께 팔기 시작했지(보리차, 수세미, 고무장갑등등...)

잡동사니를 푸대에 담아 메고는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한개, 혹은 두개씩 사주시던 그손길을

나는 지금도 잊지못한다.

내가 처음으로 벌어본 9,800원....

감기약을 제하고도 몇천원을 벌었으니, 소주한병은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와 누나,그리고 동생을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형님은 군에계셨기에 생략^&^ 

이렇게 시작한 알바는 대학생활 내내 무엇인가를 하면서 살았었지...

나는 당구를 칠줄 모른다..

친구들은 틈틈이 어울려 당구장에도 가고 함께 어울려 많은 시간을 보낼때, 알바를 하며 지내고

있자니 당구칠 시간과 돈이 없어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살고있지...

내가 살아가면서 그때의 기억이 가장 소중하고 또 큰 재산을 축적한 적이 없었던것 같다. 

힘들고 나태해질때 그시절을 되새기면 힘이 저절로 생기지....

"젊었을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실천하면서..."

교수님과 우리는 특별한 인연이있었을꺼여야.

전임교수로 부임하셔서 첫번째 학생들이었으니...

지도교수를 맡으셔서 약60여명의 학생을 일일이 면담하고 꼼꼼이 챙겨주신분...

처음에는 꼭 고등학교 선생님같았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도 있었지,, 사사건건 간섭한다고..

 

1학년 학기내내 한명씩 불려들어가서 수시간동안의 면담은 여간 고생이 아니었지. 

그분의 학생사랑은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듯....  자식은 부모의 간섭을 피해 달아나듯...

우리는 그렇게 학교생활을 했었지...

다른과에 비해 예비역들이 많았고 나이도 근10살까지 차이나는 분들도 계셔서, 형님같이

의지하며 스스럼없이 지내다, 군에 입대하고, 휴가나와서 함께하며 지내며 정을 쌓았어~~ 

 

이제 2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마음속에 늘 스승으로 또 제자들로 자리잡고 있는 인연..

좋은일과 굿은일을 함께하며 지낼수 있는 큰 그늘이 우리에게 있음을 새삼 실감할수 있었지

1월이 지나기 전에 가족과 함께 다시 오시란다.

제자들이 와서 쉴수있는 터전을 마련하시느라 손이 굳고, 몸무게도 많이 줄었지만

마음은 항상 부자이신 나의 조영선 교수님께 또 인생의 강의를 들으러 가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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