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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인근으로 이사 온지 만3년이 조금 넘은 지금,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살면서 불편할 것이란 우려는 사라지고 도리어 잔잔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생태하천 중랑천이 한몫했다. 한마디로 중랑천은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해준 숨은 진주이다. 처음 이사해서 중랑천에 나가기 전에는 그런 점을 몰랐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서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사는 행복이 뭔지를 느끼게 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알게 됐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중랑천의 물흐름과 그 소리만으로도 계절을 가늠할 수 있고, 하천변에 심어진 꽃들은 싱그러운 인사를 건넨다. 물가에는 물고기보단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도 보이고, 하천에 나온 사람들 대열에 끼다 보면 덩달아 하나가 된다. 중랑천은 특히 주말이면 사람들로 넘쳐난다. 산책로와 나란히 있는 자전거 길에는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터와 마라토너들이 힘찬 숨을 내쉰다. 한겨울 포근한 날씨 속에 중랑천 풍경은 이처럼 살아 꿈틀대고 있었다.
그런데 중랑천이 사랑받는 이유에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도심하천을 가꾸는 관할 자치구들의 관심과 노력이 그것이다. 도봉구와 노원구를 사이에 둔 중랑천 물줄기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어느 구가 앞섰다고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산책로 운동시설과 쉼터 등 생활체육시설과 안내판과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에는 양 구의 이미지와 긍지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주민들의 불편을 받아들여 산책로를 연결하는 잠수 인도교를 양 자치구가 설치해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주민들이 다리를 건너 오가며 산책로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마치 협력과 공존을 모색하는 도시발전 모델을 보는 것 같다. 아마 중랑천에 인접한 다른 자치구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중랑천을 찾아 자연환경과 건강을 즐길 수 있도록 상호 문제점을 개선하고 협력하고 있다. 중랑천을 배경으로 자치구의 랜드마크 시설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뉴스도 자주 접한다. 중랑천변을 끼고 발전을 모색하는 자치구들의 행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중랑천은 삶의 원기와 활력을 느끼게 하는 시민들의 휴식처이며 발전의 젖줄인 셈이다. 새해엔 도심하천에 대한 서울시의 관심과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중랑천도 나날이 더 좋은 환경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중랑천이 내 생활의 중심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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