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공동체

마을공동체 성공사례(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

옥상사랑 2013. 2. 22. 12:35

3,500시간 봉사활동 한 마을 사람들~

다큐~ 마을공동체 ‘아파트편’ ② 마을봉사단 탄생시킨 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

시민리포터 김영옥 | 2013.02.21

[서울톡톡]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봉사활동에 적극 나선 아파트가 있다. 마을봉사단을 만들어 아파트 인근 공원의 공원지킴이를 자처하는가 하면 텃밭에서 가꾼 수확물을 단지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고, 녹색장터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한 달에 한 번 사용되던 입주자대표회의실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북카페로 만들어졌고, 주민들은 너도나도 책을 기증해 북카페를 풍성하게 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은 북카페에 모여 재능 기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누는 행복을 알아가게 됐고, 작은 음악회도 열려 주민들을 감동스럽게 했다. 그런가 하면 외부 강사를 초빙해 주민들에게 유익한 특강도 들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각자가 가진 시간과 재능을 조금씩 나누는 사이 어느덧 아파트는 꿈틀꿈틀 생동감 넘치는 곳으로 변했다.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던 주민들...

창동주공3단지 아파트 옆에는 멋진 생태공원인 초안산근린공원이 조성돼 있다. 주민들에게 있어 이 공원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봄이면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초안산자락 야산인 이곳은 주민들에게 훌륭한 정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곳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건립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게 됐고, 해당 구청과 서울시에 탄원을 넣는가 하면 골프연습장 건립 예정지에서 몇날 며칠이고 항의 농성을 펼쳤다. 이 같은 주민들의 의지는 골프연습장 대신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고, 주민들은 생태공원 디자인에도 참여할 만큼 애정을 보였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했던 주민들은 성숙한 주민의식을 바탕으로 공동체 활성화 단체로 <해등나누미>라는 아파트 자생 봉사단을 만들었다. 마침 2011년 서울시 열린 아파트 시범사업 단지로 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가 선정되면서 커뮤니티 자생단체에 대한 결성 의지가 주민들 사이에서 무르익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미 초안산근린공원 조성 과정에서 아파트 공동체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던 주민들은 더욱 활기 넘치고 살맛나는 아파트를 만들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

아파트 봉사단 <해등나누미>는 아파트 주민들 간 공통된 관심과 주제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만나는 장(場)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들을 위해 아나바다운동을 펼칠 수 있는 녹색장터를 매월 개최했으며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인사 캠페인을 수시로 실시했다. 천연비누와 친환경비누 만들기 무료체험, 수세미 만들기 무료 체험 등을 단지 내 활동을 실시해 주민들 간의 소통에 힘썼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와 회의를 통해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하는 입주자대표회의실을 비어 있는 동안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로 만들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녹색장터가 열릴 때마다 봉사자들이 구입한 양서와 주민들이 기증한 2,000여 권의 책과 신간 200여 권이 북카페의 책장을 가득 채웠다.

개방 시간에는 주민 자원봉사로 운영됐다. 엄마들에게는 차 한 잔하며 정보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 놀이매트를 깔아 놓은 곳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앉아 유익한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작년 10월 개관한 이곳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룰루랄라 재미있는 책 놀이, 캐릭터 가방 만들기 등 주민들의 재능 기부로 아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아동성폭력예방 특강도 열렸다. 뿐만 아니라 1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석한 '생각열매 작은 도서관 작은 음악회'도 성황을 이룰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아파트공동체 커뮤니티 활동의 일환으로 봉사단을 결성해 활동을 펼친 <해등나누미>는 2012년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마을봉사단으로 등록을 했고, '함께 하면 더 행복합니다'라는 취지로 대내외 봉사 활동을 확대해 나갔다. 초안산근린공원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도봉구청과 함께 초안산 생태공원 관리 자원봉사활동 지킴이 협약을 체결해 공원지킴이에 나섰다. 동절기는 토요일과 일요일, 봄부터 가을까지는 매일 오전 9~10시까지 약 한 시간가량 공원 순찰과 청소를 실시했다.

공원지킴이를 자처한 주민들에게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주민들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공원이 탄생한 것이기에 애정도 컸다. 또한 초안산근린공원 준공기념 개원 행사와 공원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도 봉사의 손길을 보탰고, 초안산 생태 공원 내 나눔 텃밭 수확물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나눔 행사도 연 바 있다.

자원봉사로 유대감 커져가는 창동주공3단지 아파트 공동체

해등나누미 열혈 회원 20여 명에, 아파트 내에서 자원봉사 관련자가 112명에 이르는 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는 지난해 공동체 활성화 아파트 중 주민복지·봉사 분야의 나눔이 있는 아파트에 최우수 아파트로 선정된 바 있다.

자원봉사자가 유독 많은 이유에 대해 해등나누미 두호균 회장은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의 종착점은 자원봉사라 생각합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끼리 자신이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조금씩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아파트 봉사단 해등나누미의 기반이 됐습니다. 힘을 보태는 주민들에게 '자원봉사 인증'이란 공적인 동기를 부여해 준 점이 해등나누미가 더욱 활성화된 계기가 아닐까 합니다"라 전한다.

해등나누미 회장단은 주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꼼꼼하게 모아, 해당구청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활동한 자료들을 모아 센터에 제출했고 주민들은 '내가 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 이라는 만족감과 함께 봉사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쏠쏠한 재미도 맛 볼 수 있었다.

2012년 11월까지 주민들의 활발한 봉사활동의 결과로 도봉자원봉사센터로부터 약 3,500시간의 자원봉사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마을봉사단이 세운 기록으론 드문 경우다. 자원 봉사로 주민들의 유대감도 남달리 돈독해 졌다. 개별 공간이던 아파트는 이웃과의 긴밀함이 넘치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 봉사단 <해등나누미>는 올해 재능 기부 소모임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이 만들어지면 질수록 주민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32개동 2,856세대, 약 8,000여 명이 거주하는 창동 주공3단지 아파트 주민 모두의 공동체 참여율 90% 이상을 위해 아파트 봉사단 <해등나누미>는 끝임 없이 머리를 맞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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