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농부이야기

도시농업 해법, 공동체로 향한다

옥상사랑 2013. 7. 17. 10:32

도시농업 해법, 공동체로 향한다

환경과조경 주최 집단서평회 ‘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
라펜트l기사입력2013-07-12


 

환경과조경이 주최하고 한설그린과 라펜트가 후원한 첫번째 집단서평회가 한설빌딩 Space LACH에서 저녁 7 20분부터 2시간동안 개최했다.

 

‘도서출판 조경 4월에 발행한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제프리 호우 지음, 이강오 옮김)’를 주제로 진행한 이번 행사에는 닐 커크우드 교수(하버드대 GSD)와 올해의 조경인 모임(올조회), 그리고 심우경 교수(고려대) 등 국내외 조경분야를 리드하는 주요인사들이 참석하여 첫 집단서평회와 도시농업에 관심을 나타냈다.

 

오정학 편집장(환경과조경)은 집단서평회의 개최동기에 대해조경인이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행사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 건설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경분야에 문화활동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오정학 편집장은 앞으로도 집단서평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평회는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한 이강오 사무처장(서울그린트러스트)의 발간취지 발표에 이어 5명의 패널이 서평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강한민 과장(한설그린 부설연구소), 김진오 교수(경희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오정학 편집장, 윤호병 교수(성균관대 조경학과), 제상우 전무(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가 서평 발표를 위한 패널로 참석했다.

 

본격적인 서평회에 앞서 커크우드 교수가 도시농업과 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도시의 녹색환경을 확대시키는 차원으로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전하는 한편, 공동체에 주목하고 있는 이 책이 빠른 산업화 과정을 겪어왔던 한국에 새로운 영감을 주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읽기를 권했다.

 

이강오 사무처장은 책의 저자와 제프 호우와의 인연을 전하며, 한국에 책을 소개한 경위를 설명했다.

 

2009년 국토부 연구과제를 통해 시애틀을 방문할 일이 있었던 그는 그곳에서 제프 호우 교수를 만났고, 시애틀 공원에 만들어진 커뮤니티 가든을 보았다고 했다. 평소 공간과 공동체 회복에 대한 고민의 대답을 그곳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Public Space로서 공원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진한 스킨십은 없다고 했다. 반면 커뮤니티 가든은 사적용도로 활용되지만, 공동체가 살아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애틀 커뮤니티 가든 사례는 이러한 공적 영역과 사적 용도로 충돌하는 도시농업의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의 도시농업은 농림부 주도로 생산과 산업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이를 통해 도시농업의 정착과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표시했다. 실제 미국의 커뮤니티 가든의 80% 정도가 공원휴양 담당부서가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 우리의 농경문화에서 보여지듯이 도시농업을 문화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정책권자가 디자인 자체를 던져주기 보다는 틀만 제시하고 조직되는 디자인으로 커뮤니티 가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평 발표자들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시애틀의 커뮤니티 사례가 우리 도시농업에 갖는 시사점이 크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진오 교수는 도시농업의 긍정적인 효과에 치중하지 말고, ‘반달리즘, 홈리스, 도둑, 그리고 사적 소유로 인한 지역사회의 불화등 시애틀 사례가 앞서서 보여준 경험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도시농업의 친환경성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많은 농지 환경이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획없이 기존 자투리땅의 텃밭화가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도시계획 차원에서 도시농업 입지를 선정하는 등 대상지 선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녹지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텃밭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윤호병 교수의 주장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텃밭의 자연성은 2등급에 불과해 녹화와 생태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가가 중장기 계획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도시농업 프로젝트 경험을 토대로텃밭에서도 조경시설물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후는 일사량이 많기 때문에, 장시간 텃밭에 앉아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텃밭 작업을 하며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도시농업 특화시설도 새로 구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제상우 전무는 도심지에 텃밭을 늘리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유기폐기물을 모아 공동으로 퇴비를 만든다거나, 물을 공동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시설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접근성도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한민 과장은 2011년부터 한설그린에서 추진했던 도시농업 프로젝트의 경험에 비추어 이 책에서 전달하는 정보가 그동안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다고 밝혔다. 한설그린에서는 도시농업관련 플랜트와 토양관련 정부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와함께 도시농업의 가능성을 먹거리 확보, 공공성, 커뮤니티로 유형을 나누어 설명했다.

 

오정학 편집장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도시 프로젝트에서 도시농업 공간 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적용에 발생하는 문제점이 다수 노출되었다고 했다. 공공공간의 사유화, 작물의 도난과 유지관리 문제가 그것이다. 더욱이 주민들은 주거공간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인식하여 공동주택에서는 내 집앞에 텃밭을 놓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했다. 경관상 보기좋지 않고, 비료 냄새가 거부감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우리의 도시농업은 공동체 지향성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았다. 특히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은 미미하고, 사적인 영역에 훨씬 가까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회적 지지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불편함에 대한 관용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해법은 시애틀의 사례가 보여준 공동체성의 지향과 지역사회 공헌에 있다는 것이다.

 

한편 커크우드 교수와 서평회 참관차 방문한 심우경 교수는 도시농업의 미래 방향을 단순히 커뮤니티 하나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식량확보와 환경개선 등 다각도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푸드마일리지 같이,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식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많기 때문이다.

 


 

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

공동체텃밭의 공유가치를 서술하는시애틀의 도시농업 이야기 - 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제프리 호우, 줄리에 존슨, 로라 로손 지음, 도서출판 조경)’가 우리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으로의 단서를 제시한다.

 

시애틀의 대표적인 도시농업 모델인 ‘P-패치 커뮤니티가든 프로그램(이하 P-패치)’은 영국의 얼롯먼트와 독일의 클라인가르텐과 대별된다. 공동체운동과 결합된 운영방식이 그러하다.   

 

현대적 시애틀의 공동체텃밭은 1970년대 1.2헥타르 규모의 피가르도농장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이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프로그램에서 싹을 띄웠다. 이후 시애틀의 공원휴양국과 청소년국의 감독아래 푸겟소비자협동조합이 194개의 분양텃밭과 14개의 청소년텃밭을 운영하며 성과를 도출한다. 이 실험은 방송을 통해 크게 보도되었고 시의회의 지지로, 시애틀 전역에 확산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2009년까지 P-패치는 73개소 23에이커( 93천 평방미터) 규모로 확장하였다.

 

워싱턴대학의 조경설계학과와 어바나-캠페인에 있는 일리노이대학의 조경설계학과의 협력으로 추진된 ‘P-패치연구는 시애틀 공동체텃밭의 지속가능 성공요인으로시민과 사회적지속성, 식량과 경제적 지속가능성, 도시농업과 문화적 지속가능성, 장소만들기와 마을의 지속가능성, 배움과 환경적 지속가능성, 건강과 복지, 상호교류와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P-패치성공요인은 공동체텃밭의 필요와 효용(혜택)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시애틀의 도시농업 이야기 - 공동체와 텃밭,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

지은이_ 제프리 호우, 줄리에 존슨, 로라 로손

옮긴이_ 이강오 외

펴낸곳_ 도서출판 조경,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