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난 작물로 만든 요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2014 도시농업축제한마당 ‘마포n텃밭작물요리축제’ 현장 속으로
[서울톡톡] 모양이 모두 다른 소량의 호박과 가지들, 여기에 구멍 난 깻잎까지. 사람도 첫인상이 좌우하듯, 마트에서 파는 야채들만큼 모양이 예쁘다 말하긴 어렵다. 이들 작물들이 난 곳은 매점, 쓰레기통, 화학비료, 농약 등 이른바 '환경유해요소'가 없는 6無공원이자, 서울시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 휴양지 '노들섬'이다. 지난 2012년 5월, 서울시 제2호 '도시농업공원'으로 문을 연 노들섬은 텃밭 경작과 농사체험, 작물전시를 통해 건강한 먹거리 교육을 이끌고 있다.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이 주는 가치'는?
노들섬 뿐만이 아니다. 최근 서울에선 도시농업을 위한 텃밭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이뤄지는 '도시농업'의 경우, 흔히 알던 주말농장이 아닌, 도시공유지를 활용한 '공동체텃밭 프로젝트'개념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이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작년 '마포도시농업네트워크'가 발행한 '마포구 공동체텃밭 운영사례집'에선 '도시농업의 가능성'에 대해 "도시와 농업은 떨어져있는 게 아님"을 강조하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는 항상 밭이 있었다. 단지 사람들이 조금 더 모여 있는 곳이 '도시'라 불렀을 뿐. 도시라고 농업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모든 곳이 농업을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도시농업'이란 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되면서 농사는 다른 사업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그나마 지방에서만 명맥이 이어졌다. 점차 도시에선 농사를 짓는 건 당연한 게 아니었다. 그때부터 도시에서의 농사를 '도시농업'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서울에선 작게나마 자급자족을 실천하며 '자립'을 나아가, '인간 커뮤니티 회복'의 대안으로 '도심텃밭'을 활용한 '농업'이 떠오른 것이다.
오감을 자극했던 맛있는 '마포n텃밭작물요리축제' 현장
도시농업이 주는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축제가 있어 발걸음을 했다. 지난 12일 공덕역에 위치한 주민생활놀이장터인 '늘장'에서 '마포n텃밭작물요리축제' 현장이다. 마포구 소재 텃밭에서 난 작물들을 사고, 팔고, 먹는 오감을 나눈 이 축제는, 텃밭을 일군 도시농부들이 전하는 소소한 농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와 감동도 함께 얻는 자리였다.
직접 재배한 바질을 넣은 리코타 치즈, 매실로 만든 발효액, 붉게 물든 토마토. '버뮤다 삼각텃밭'에서 작업한 '하늘품' 팀이 선보인 음식들이다. 이들 작물은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에 버려진 나대지를 시민, NGO, 구청이 함께 3년간 노력 끝에 일군 '버뮤다 삼각텃밭'에서 일군 것으로 리코타 치즈를 한 입 먹는 순간, 입 안에서 금세 '바질'향이 퍼졌고 토마토는 아삭한 식감에 달콤함이 더 했다.
"평소 저희 아이가 편식이 심했는데, 여기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서 편식이 없어졌어요. 저희가 재배한 작물들은 당분함량도 높고 아삭거림도 틀려요. 중요한 건, 작물에 농약 등 일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크기는 비록 제각각이지만 정말 맛이 좋아요. 저희는 텃밭 자리에서 바로 따서 먹어요."
마르게리타 피자 위에 올라가는 푸른 잎인 '루꼴라' 작물을 선보인 팀도 있었다. 학생부터 뮤지션, 작가 등으로 구성되어, 도시에서 파릇한 문화를 전하겠다고 나선 도시농사 프로젝트 '파릇한 절믄이'이다. 이들은 로컬푸드 납품하는 유기농 카페를 하다가 농사에 관심의 폭을 넓혔다. 그 결과물이 홍대 앞 건물옥상텃밭에서 재배한 '루꼴라'였다.
"환경연합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10명 정도 모여 2년가량 작업했어요. 농사에 사용된 퇴비는 저희가 직접 이웃 가구점, 마트에서 구해 온 톱밥, 쌀겨, 커피찌꺼기, 음식찌꺼기 등을 섞어 발효시킨 거예요. 유기농에 관한 막연한 관심에서 시작했는데 고생보단 재미와 보람이 더 커요."
"텃밭요리제 깔.보.지.마"
"텃밭요리제 깔.보.지.마" 이 거친 문구의 팻말 옆 자리는 이날 늘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였다. 눈에 띈 이유는 그 자리에서 텃밭 작물로 요리하는 이들이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은 손으로 감자, 토마토, 잎채소와 각종 소스가 넣은 뒤 손으로 꼭꼭 여미더니 금세 주먹밥을 만들어냈다. 그런 다음 "여기 와서 시식해 보세요!"하며 시민들을 불러 모은다. 이 씩씩한 초등학생들은 바로 텃밭 작물을 친구삼아 자라온 '성미산학교 밥살림' 학생들이었다.
알고 보니, 이 축제의 슬로건으로 '깔끔하고 보약이 되고 지구를 살리는 마을 음식'이란 뜻이란다. 이 슬로건 아이디어는 성미산학교 밥살림 초등학생이 직접 낸 것이었다.
서울시내 공유지에서 공동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농업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도시농업은 삭막한 도시생활에 대한 아쉬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에 대한 대안임은 분명하다. 건강한 먹거리 방법을 모두와 나누고자 축제를 기획한 마포도시농업네트워크 구은경 공동운영위원장((사)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 사무국장)을 만나 '도시농업이 주는 가치'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봤다.
■ 마포도시농업네트워크 구은경 공동운영위원장 미니 인터뷰
1. 도시 여건상 텃밭을 조성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도심 속 텃밭'이 주는 장점이라면? 보통 도시에서 텃밭을 한다 하면 비효율적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도시는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다 보니 생산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잊어버리기 쉽다. 그런 것을 알리는 교육적 기능을 도시농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도시에서 농사짓는 걸로 잘 먹고 잘 살자 보단, 그런 가치를 알리는 운동형태가 '도시농업'이라 보면 된다. 텃밭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잘 먹는 것에 있다. 안전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시대에 텃밭작물이 얼마나 건강한지 또 맛이 없는 게 아니라, 잘 요리하면 굉장히 맛있다는 걸 알리는 차원에서 축제를 기획하였다. 2. '도시농업의 가치'를 앞으로 어떻게 알릴 계획인지? 이번 축제는 판매가 주가 아니라, 도시농업이 이뤄진다는 것과 먹거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려주는데 의미가 있다. 이런 행사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이어 나갈 계획이다. 도시농업의 가치를 잘 알리는 방식으로 '먹는 방법', '교육', '텃밭 가꾸기' 등이라 본다. 그 세 가지 중 어떤 것이라도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직접 가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만남도 갖고자 한다. 3. 축제 메시지가 '도시에서도 충분히 건강한 먹거리가 재배된다'는 걸 보여주는데... 정말 농사를 짓다 보면 흙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생각하게 되고 흙을 생각하다보면, 농민의 농심을 생각하게 되기에 농업은 경험해 본 분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마음이다.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니고 마치 소꿉장난처럼 보이겠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가 얻는 건 농민의 마음과 흙의 소중함으로, 도시인이라면 이런 경험이 꼭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4. 도시농업이 '도시환경 재생'을 조성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관련이 있다. 텃밭에서 작업을 해 본 분들이 흙을 소중함을 느꼈다면, 절대로 쓰레기 함부로 안 버리고, 먹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쓰레기 발생이 없어진다는 건 이산화탄소화와 연결되기 때문에 대기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땅의 상태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내가 먹는 게 어디로부터 나오고 어떻게 소비하고 관리해야 되는지가 중요한데, 텃밭이 그걸 알아가는 아주 좋은 지름길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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