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먹을 때는 행복하지만, 먹고 나면 골칫거리로 태어나는 음식물 쓰레기! 휴지통이야 며칠에 한 번씩 비워도 되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만 둬도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통에 “날파리 무서워서 요리 못하겠네!” 소리가 나온 적은 없으신가요? 최근 서울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요. 배출부터 감량에 이르기까지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루고 있는 서울시와 시민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보았습니다.
※ 파란색 글자를 클릭하시면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성동구에 거주하는 오OO씨(37세)는 ‘우리집 음식물 쓰레기’ 담당관 입니다. 매일 저녁만 되면 “여보, 음식물 쓰레기!”라는 아내님 말에 퇴근 후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섭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좀 늦게 나가기라도 하면 수거통이 이미 꽉 찬지 오래입니다. 틈을 비집고 겨우 겨우 털어낸 후, 손가락과 뚜껑 사이에 최소한의 면적만 닿게 살포시 잡고 뚜껑을 닫아버립니다. 뭐 어쩌다 수박이라도 잘라먹은 날엔… 아, 무게며, 부피며 참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
서울시는 2013년도부터 ‘버린 만큼 돈을 내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전 자치구를 대상으로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종량제는 자치구별로 ▲종량제 봉투 ▲납부칩 스티커 ▲RFID 계량방식이라는 세 가지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배출량과 관계없이 무조건 매월 일정 금액(아파트 1300원~1500원)을 지불해야 했다면, 지금은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특히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개별계량기기는 지급받은 카드를 수거함에 대면 투입구가 열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곧바로 양이 산출되는 매우 스마트한 녀석입니다. 자동으로 무게를 재서 수거료까지 그 자리에서 부과되죠.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할 때마다 금액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인지 감량 효과까지 매우 우수한 시스템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서울시는 ‘자치구 공동주택 감량경진 대회’를 열어 자치구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경쟁을 붙이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감량효과가 저조한 공동주택 단지별 종량제 시행지역(18개구)을 위해서는 시비까지 지원하여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벌이 분명한 이러한 동기부여를 통해서라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사업이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자치구, 적은 자치구는?
그렇다면 2014년도 상반기에 음식물 쓰레기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어디였을까요? 바로 ‘강남구’ 입니다. 가장 적은 자치구로는 ‘금천구’가 선정 되었는데요.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우선은 인구 및 세대수에 따른 배출량의 차이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강남구는 서울시 25개구 중 세대수 2위를 차지하고 있고요. 금천구는 2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문화상권이 발달한 강남구가 음식점, 백화점 등의 대규모 점포, 호텔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만큼, 음식물 소비량과 배출량도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마지막 이유는 종량제 방식에서 오는 차이인데요. 금천구는 현재 공동주택 전체를 대상으로 감량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RFID 세대별 종량제를 100% 시행하고 있어서, 공동주택에서의 감량률이 타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참 주목할 만한 결과죠?
가정 음식물 쓰레기,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지금껏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감량 사업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아마 우리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실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내용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감량 노하우를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장을 보러 나가기 전엔 필요한 품목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 충동구매를 하거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다시 사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구성원 숫자를 감안하고, 일주일 단위로 식단을 구성하여 식재료를 적정량을 구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 번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식재료는 잘 손질하여 ‘한 끼 분량 씩 나누어 냉동보관’ 하는 것도 남김없이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특히 냉장고 겉면에 냉장고 수납 목록표를 메모지로 붙여놓으면, 나도 모르게 냉장고 속에서 잠자고 있는 재료들을 하루 빨리 구해낼 수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전에도 한 번 더 무게를 감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물기 제거’ 단계입니다. 체에 걸러 1차적으로 물기를 빼고 제출하면, 쓰레기 냄새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량도 훨씬 더 감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페트병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노하우
그밖에도 음식물 쓰레기통 사용 때문에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쓰레기통 비우고 나면 또 냄새나는 통을 세척하는 일도 무척 곤욕이기 때문입니다. 닉네임 ‘컵앤컵’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올렸는데요. 먼저 분리수거함으로 직행할 운명에 처해있던 페트병 하나를 건져 올려 몸통을 싹둑싹둑 자르고요. 그 안에 봉투를 넣어 음식물 쓰레기를 모은 후 끈으로 묶어두는 겁니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할 때 함께 통까지 버리면 끝! 그냥 무심코 버려질 페트병을 이렇게나마 다시 사용하게 됐으니 정말로 일석이조네요.
지금까지 서울시 정책에서부터 가정 음식물 쓰레기처리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음식물 쓰레기와 싸우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조금이나마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저는 매일 밤 어마어마한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을 때마다 ‘인간은 이렇게 끊임없이 소비하고, 끊임없이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하는 실존문제(?)에 부딪치기도 합니다.
요즘 홈쇼핑 채널을 보면 음식물 분쇄기 등 ‘배출 억제’를 위한 각종 감량기가 범람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발생 억제’입니다. 처음부터 음식물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거죠. 이젠 음식물 쓰레기를 무조건 미워하지만 마시고, ‘먹을 만큼만 사고, 구매한 재료는 잘 관리’하는 작은 습관부터 차근차근 들여 보는 것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