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숲해설가 양성교육 시간에 표지만 보여드려 궁금증만 일으켰던 자료를 올려드립니다.
이 자료는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길곡리의 농촌체험마을인 하양꽃빛마을의 야생식물 이용방안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길곡리 마을은 척박하고 낮은 산지의 독특한 입지를 하고 있어서 거기에 맞춘 자료이므로
일반적인 산지의 산나물 자료와는 좀 다를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마트 따돌리기"라는 부제는 이 자료가 농촌체험마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붙었습니다.
E-마트에서 살 수 있는 것이라면 여길 찾아올 필요가 없으므로 농촌체험마을 전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야생나물과 재배작물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야생나물은 아주 어린 순일 때 말고는 재배작물에 비해서 훨씬 질기고 억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람과 병충해에 저항하며 자신의 삶을 사는 동안 단단하고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을 보이게 마련이고
자연종으로서 다양한 종의 식물들이 귀화해 와서 살고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대~~충 자료를 훑어본 결과
생으로 먹거나 삶거나 말려 이용하던 약 150종 정도가 현재 식용으로 전해져 있고
이 가운데 약 20종류쯤이 재배되고 있으며 점차 다양한 식물이 재배 시도되고 있습니다.
야생나물은 강인한 야성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음식과 더불어 다양한 맛과 멋을 누릴 수 있는 자원이지요.
그러나 독초를 조심하여야 하고, 경작지 주변에서는 제초제를 맞고도 죽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식량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어지간한 독초와 억센 식물을 다 먹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습니다.
더구나 농촌체험마을이라면 남의 목숨과 건강을 책임져야 하므로 독성 재료의 사용은 제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멋대로 매겨본 야생나물의 안전등급기준과 그 의미는 이렇습니다.
그러면 먹는 나물 가운데 들나물과 산나물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될수록 많은 철에 나물체험이 가능하려면 광범위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들나물과 산나물은 습성이 다르고 식생의 천이계열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다르므로 서로 보완적인 존재입니다.
먼저 들나물의 생태를 살펴보자면, 들나물은 개척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대의 주기가 짧고, 아주 많은 자손을 남겨 번식이 쉬우며,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배경사진의 초록부분은 월년초인 물냉이이고 오른쪽 붉은 것은 스러져가는 고마리들입니다.
들나물은 비교적 흔하므로 많은 종류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물에 자라는 들나물도 보실까요..^.^
들나물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월년초가 많아서, 비교적 이른 계절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름엔 꽃피고 마르므로 이용이 어렵고, 키가 큰 왕고들빼기 정도가 먹을만한 식물입니다.
그러다가 다시 가을이 되면 월년초 나물들이 자라나와 이용할 수 있게 되지요.
반면 산나물은 숲이 들어서도 좀더 안정된 단계에서 자라기 때문에 숫자는 적지만 수명이 깁니다.
수명이 길므로 느긋하게 나오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도 발달해서 독초도 많습니다.
서둘러 세대를 교체하지 않기 때문에 자손도 많지 않고 증식이 더디므로 몇가지 산나물만으로 농촌체험을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흔한 산나물의 종류들입니다.
먼저 산형과의 무리인데 산형과에는 독초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국화과의 산나물들입니다.
다행히 국화과에는 독초가 별로 없습니다. 치명적인 독식물도 알려진 게 없구요.
역시 독이 없는 초롱꽃과의 산나물들입니다.
이들 무리는 스트레스 받는 현대인에게 아쉬운 보음제가 많으니 많이많이들 드셔도 됩니다.
쓴맛을 가졌지만 기운을 북돋아주는 오갈피나무과의 산나물들.
백합과의 담백한 산나물들.
백합과에도 산형과처럼 이로운 나물과 위험한 독식물들이 많으니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확실하기만 하다면, 콩과와 십자화과 식물들도 경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국화과의 삽주는 뿌리를 법제해야 하지만 싹은 무난하고, 운향과의 산초나 초피의 순도 무난합니다.
양치식물인 고사리들은 대부분 암을 유발하는 독소를 갖지만, 동시에 쓰고 떫은 맛도 가지고 있으니 떫은 맛을 완전히 우려냈다면 괜찮습니다.
우리는 고사리를 일반적인 나물로 생각하지만 외국에선 독초로 취급합니다.(사실이고)
다른 나라는 쓰고 떫지 않은 청나래고사리 같은 종류의 일부 고사리를 먹습니다.
나물이 되는 나무순들도 많습니다.
일찍 나오는 회나무순도 반갑고, 쓰고 독한 다래순은 묵나물로 다루어지는 동안 좋은 나물이 됩니다.
산나물은 대부분 들나물이 끝난 다음 녹음이 피어날 무렵에 돋아납니다.
뿌리가 드는 나물들은 가을에 살진 뿌리를 먹을 수 있지요.
산나물 가운데는 독초와 아주 헷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른 과(family)에 속하여 족보가 다르지만 이들은 우연히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은 지방에 따라서 뒤바꿔 부르는 지방이 있어 혼란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 둘 중에서는 우산이 뒤집혀 나지 않고 털난 쪽이 안전한 쪽입니다.
둥글레를 나물로 자주 먹지는 않지만, 친척이고 아주 비슷한 애기나리와 윤판나물도 조심해야 합니다.
어린 순을 도려먹는 원추리는 납작한 몸을 하고 있지만 위험한 여로는 밑동이 세모입니다.
백합과의 밀나물과 미나리아재비과의 으아리는 봄에 나오는 모습이 언뜻 비슷합니다.
으아리는 "으아~~!!" 하고 싶은 맛이 나고 독이 있지만 절에서는 우려서 나물로 하십니다.
둘다 제법 산지에 자라는 곰취와 동의나물도 비슷합니다.
곰취는 건조하지 않은 곳에 자라지만 동의나물은 물을 좋아합니다.
깊은 산지가 아니라면 산마늘이 자랄 리 없으므로, 낮은 데서 이렇게 생긴 건 다 은방울이구나 하세요.
귀여운 소녀같은 은방울꽃은 독초이니, 공연히 욕심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어린 순이 적으므로 야생나물이 별로 없고 쓴맛조차 강합니다만
농촌체험마을이므로 야생꽃잎을 식재료나 접시장식으로 이용하여 풍류를 더할 수 있습니다.
쓴 맛의 머위꽃이나 민들레도 이용할 수 있고, 물냉이의 꽃도 맵싸하니 매력있습니다.
식물이 독이 없다면 꽃잎도 독이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독이 있는 식물들의 꽃은 이용할 수도 없고 남에게 권할 수도 없습니다.
중부지방의 유독식물은 백합과, 수선화과, 미나리아재비과, 대극과에 대강 들어있습니다.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며 야생나물을 프로그램으로 응용한다면 자연적으로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몇가지 강인한 식물들은 정원이나 경작지 주변, 길섶에 증식할 수 있습니다.
야생나물을 체험상품으로 운영하려면 각별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통제할수 없는 야생환경이거나 그와 가까우므로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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