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농부이야기

[스크랩] 붕어빵 이야기

옥상사랑 2015. 1. 8. 18:46

추워지면 생각나는 붕어빵!

빵틀에서 노랗고 바삭하게 방금 구워낸 붕어빵은 역시 겨울에 먹어야 제맛입니다.

그것도 뜨거운 붕어빵을 왼손, 오른손으로 번갈아 쥐고

하얀 입김을 호~하고 토해내면서 말입니다.  

어제 저녁에 마눌님이 붕어빵을 사왔습니다.

15개!

이 붕어빵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벌써 3년 전 일입니다.

그날도 오늘만큼 추웠던 기억속에 붕어빵이 커다랗게 오버랩 됩니다.

 

모처럼 은행에 갈일이 생겼기에 사무실에서 제일 가까운 농협으로 발걸음 합니다.

바쁠 것 없는 느릿걸음으로 다녀오다 보니 가로수 아래에 붕어빵장수가 보입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가까워옵니다.

 사무실 직원들과 하나씩 먹을 생각으로 붕어빵을 사기로 합니다.

 

몇 년전에도

붕어빵은 원에 3개를 주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 5개를 준답니다.

고개가 갸우뚱 해집니다.

주머니속에는 천원짜리 3장이 있었습니다.

 삼천원어치를 달라고 주문합니다.

무려 15개를 싸줍니다.

천원에 5개를 주면 과연 남는게 있을까?

또 한차례 갸우뚱해집니다.

"남는 것도 없을 텐데 이렇게 많이 주시냐" 고 했더니 씁쓸히 웃습니다.

붕어빵장수 바로 옆에서 노점상을 하시는 아줌마가 내 이야기를 들었는지

"이야기이라도 고맙게 한다" 라며 같이 웃어줍니다.

 

하지만 내눈에는 두 분의 웃음이 결코 여유로운 웃음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공허한 웃음은 왜 그리도 내 맘에 찬바람으로 들어오던지요...

 

2천원어치 쯤 더 샀어야 했을까?

아니면 3천원에 9개만 받아왔어야 했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에 흩트러집니다.

 

벌써 몇년이 흘렀습니다.

그 붕어빵장수는

과연 이 추위에  붕어빵을 팔아서 희망을 살 수 있었을까요?

출처 : 인천지역대학교 농학과
글쓴이 : 홍순덕(1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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