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은 거름이 된다
정원사에 의해 만들어진 거름. 잘 삭혀진 거름에서는 열이 발생한다. 보이지 않지만 미생물이 일으키는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한계가 있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도 될 것이다. 생명을 다한 동물, 곤충, 그리고 식물들은 죽음을 맞고 죽은 생명체는 그 분해 속도가 무척 빠르다. 우리의 뼈가 분해되는 시간도 3주 남짓이라고 하니 어찌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분해작용은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땅 속의 미생물들, 박테리아와 균류의 엄청난 활동의 덕분이고, 이렇게 분해돼 만들어지는 유기물을 우리는 ‘부엽토(Humus)’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부엽토는 분해되는 생명체 가운데 아주 소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대부분은 사라지거나 혹은 이산화탄소 CO2로 날아가거나 혹은 미네랄 소금으로 변화된다. 그러니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양의 죽은 생명체가 분해되지만 대부분은 사라지고, 아주 소량의 일부가 남아서 부엽토라는 일종의 찌거기를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이 부엽토에서 생명이 다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구의 생명체는 모두 죽음과 생명의 무한 반복을 하고 있다.
박테리아와 균들의 역할
식물의 뿌리에 집을 짓고 사는 mycorrhiza균. 얼핏 보면 잔뿌리로 보여서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다. 이 균은 식물 뿌리에 집을 짓고 사는 대신 흙 속의 유기물의 영양분을 분해시켜 식물이 그것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식물은 거름의 힘으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식물은 ‘물’과 ‘영양분’이라는 생존에 꼭 필요한 두 가지 요소를 땅으로부터 섭취해야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물과 영양분은 엄밀하게 말하면 흙(암석에서 쪼개진 광물)이 아니라 부엽토 즉, 거름에서 공급받는다. 거름이 주는 효과는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거름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억제시키고, 수분을 움켜쥐고 있어 흙이 촉촉해지도록 만들며, 또 거센 비와 바람에 흙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 즉 흙을 보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소중한 거름을 만들어주는 박데리아와 균들은 어떻게 흙 속에 살고 있는 것일까? 미생물의 세계는 아직까지 아주 일부만 밝혀져, 과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다 알기는 어렵다. 다만 수많은 박테리아와 균들이 엄청난 분해작용을 일으켜 이 지구의 찌꺼기와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식물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균이 있다. 바로 ‘마이코라이자(mycorrhiza, 균근)’라고 불리는 이 균은 식물의 잔뿌리에 집을 짓고 사는데, 뿌리 주변의 유기물을 분해시켜 그걸 영양분으로 바꾸어 놓는다. 식물은 이 마이코라이자균이 유기물로 분해시킨 영양소를 뿌리로 흡수해 자신의 성장에 쓴다. 결국 식물과 마이코라지아는 공생의 관계로, 식물은 마이코라이자균에게 집을 제공하는 대신 마이코라이자 덕분에 영양분을 손쉽게 흡수하는 셈이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이 마이코라이자가 뿌리에 살고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 같은 식물이라고 해도 그 성장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Tip point 1 신비한 땅 속 미생물의 세계
땅을 파다보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다리가 무수히 많은 다지류 절지동물이나 지렁이와 같은 동물들 때문에 놀랄 때가 있다. 그리고 순간적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죽여버리는 해코지를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난 뒤에는 그 마음이 조금은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사실, 무기물의 알갱이인 흙 자체는 자생력이 없다. 설령 흙에 식물과 같은 유기물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것이 썩지 않으면 흙 속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땅을 살아있는 생명의 터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어마어마한 수의 미생물과 동물들이다. 사방 1미터씩의 공간 1m2 안에는 (숲 속 흙의 경우) 3억 마리의 선충류(Nematodes)와 250여 종의 진드기가 살고 있는데, 이들이 없다면 흙과 유기물들은 그냥 썩지 않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특히 지렁이는 함부로 죽여서는 안되는 귀중한 생명체 중 하나다. 지렁이가 땅 속에서 하고있는 고마운 역할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렁이는 썩어가는 식물의 잔해를 먹는다. 그리고 그걸 소화한 뒤 분비물을 내놓는데, 이 분비물이 그냥 분비물이 아니고 지렁이의 장을 통과하고 나면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이 이 강화돼 배출된다. 이 탄산칼슘은 산성의 땅을 알칼리성으로 바꿀 때 쓰이는 석회(Lime)의 원료로, 실질적으로 지렁이의 장에서 배출된 유기물이 자연스럽게 산성의 땅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채소와 과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어준다고 봐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렁이가 많이 발견되는 땅을 가리켜 ‘비옥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지렁이는 흙 속의 유기물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온 땅을 헤집고 다니는데 이렇게 지렁이가 만들어놓은 틈으로 공기와 수분이 들어가 박테리아와 균들이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또, 지렁이 뿐만 아니라 다리가 많은 노래기(Millipedes) 역시도 죽은 식물의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땅을 파내고, 이런 땅 속 동물들의 영향으로 자생력 없는 흙이 생명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사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대단히 복잡하지만 체계적인 공생 속에서 얽혀 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까닭없이 싫다는 이유로, 징그럽다는 이유로, 무섭다는 이유 등으로 특정 생명체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고, 해서는 안될 일이다.
좋은 거름을 만들려면? – 탄소와 질소의 비율을 맞추어라
낙엽은 탄소가 풍부한 브라운 재료다. 질소가 풍부한 그린 재료로만 거름을 만들 경우, 거름 속의 영양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린과 브라운의 비율을 3:1 정도로 섞어주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활동을 위해 크게 두 가지의 영양소가 필수적이다. 바로 탄수화물(carbohydrate)과 단백질(protein)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요소는 탄소(carbon)이고, 단백질을 형성하는 요소는 질소(nitrogen)이다. 그런데 이 두 영양소는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인체에 들어갔을 때의 그 비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6-7:1의 비율로 탄소와 질소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탄소와 질소를 어떻게 섭취하는 것일까? 아주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생각해보자. 샌드위치는 두 쪽의 빵 사이에 햄이나 치즈 등을 넣는데 이 비율이 바로 탄소와 질소의 비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덮혀진 빵은 당연히 탄수화물의 성분이니 탄소이고, 그 안에 넣은 햄과 치즈 등은 단백질로 질소의 성분이다.
식물의 경우도 우리 인체와 마찬가지로 이 두 영양소가 성장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다만 식물은 그 비율이 30:1 정도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균형잡힌 비율의 영양가 가득한 거름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것이 탄소가 많이 있는 재료이고 어떤 것이 질소가 많은 재료인지를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탄소가 많이 들어있는 거름의 재료는 1) ‘브라운(brown)’ 색채를 지니고 있을 때가 많다. 낙엽, 지푸라기, 나뭇가지, 신문, 박스 종이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질소 성분이 많은 재료는 2) ‘그린(green)’의 색을 띄면서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깎은 잔디, 부엌에서 사용되고 나오는 채소잎이나 부산물들, 그리고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 (이 경우는 밤색이지만 잎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등으로 이 그린의 재료들은 분해되었을 때 질소의 성분이 배출된다. 그렇다면 이 두 그룹의 재료를 어떤 비율로 섞어야 탄소와 질소 비율 30이 만들어질까? 정원사들은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브라운 재료와 그린 재료의 양을 1:3의 비율로 맞출 것을 추천한다.
브라운 재료신문, 낙엽, 지푸라기, 나뭇가지, 종이판지
그린 재료잔디, 채소류, 갈아내린 커피, 초록잎
좋은 거름을 만들려면? – 공기층을 확보하라
탄소와 질소의 비율이 30:1로 잘 조율된 거름이라고 해도 그 안에 공기층이 없다면 거름이 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혹은 건강한 거름이 아니라 냄새 고약한 유기물밖에 되지 않는다. 공기는 박테리아와 균이 살아야가는 데 필요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때문에 땅 속에 공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박테리아와 균의 생존 확률이 적어지고 이로 인해 분해작용도 느려진다. 시골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농부가 쌓여진 거름을 쇠스랑으로 뒤집어주는 광경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거름을 뒤집는 일이 바로 거름 속에 공기를 넣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지금도 대량의 거름을 만들어내는 농가에서는 이 방법을 쓰고 있다.
Tip point 2 신문지를 버리지 말자!
신문지, 판지 등의 종이류는 거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나뭇가지를 넣는 효과와 비슷해서 분해되었을 때 땅을 비옥하게 하는 질소 성분이 많이 배출된다. 이들은 나뭇가지에 비해 분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나뭇가지를 대신해 넣어주는 경우도 많다. 그대로 넣어주기보다는 신문지의 경우 구겨서 공기층을 넣어주는 것이 좋고, 마른 상태보다는 물을 적셔 넣어주는 것이 좋다.
정원에서는 신문지, 판지는 매우 요긴하고 그 쓰임이 다양하다. 놀랍게도 거름을 만들 때도 이 신문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거름을 만들 때 질소의 성분을 만드는 그린 재료(초록의 잎,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재료)는 분해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러나 탄소의 성분이 많은 브라운 재료인 나무 가지나 나무 껍질 등은 그린 재료에 비해 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다. 문제는 이런 분해 속도의 차이 때문에 그린 재료가 완전히 분해된 상황에서도 거름을 신속하게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정원사들은 굵은 나뭇가지의 경우 잘게 잘라서 넣어주거나 혹은 망치로 줄기를 내려쳐 섬유질을 파괴하고 넣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노련한 정원사들은 분해가 더딘 나뭇가지 대신 ‘신문’이나 ‘판지’를 선호한다. 신문이나 판지도 나무로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그 효과가 똑같기 때문이다.
대신 신문의 경우는 공기가 들어가도록 펼쳐진 상태가 아니라 손으로 구겨 넣어주고, 판지는 잘게 쪼개서 넣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좋은 거름을 만들려면? – 적당량의 물이 필요하다
균형잡힌 거름의 배합, 공기까지 충분하게 확보가 되었다면 이제는 물이 있어야 한다. 물이 중요한 이유는 박테리아와 균류가 바로 이 물방울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해도 지나치면 역효과가 나는 법. 물의 양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거름 속의 공기층이 사라져 밀착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보송거리는 양질의 거름이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거름 속에는 어느 정도의 물이 있어야 좋을까? 간단한 확인 방법이 있다. 장갑을 낀 상태에서 거름을 손에 쥐고 짜보자. 이때 물방울이 서너 방울 정도 떨어질 정도의 물기가 있다면 아주 좋다.
좋은 거름을 만들려면? –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라
땅 속 세계의 분해작용을 하는 두 생명체 집단으로 박테리아와 균이 있다. 그런데 이 두 그룹의 생명체는 조금 다른 환경을 선호한다. 박테리아는 높은 온도를 좋아해서 45도 이상이 되었을 때 그 활동이 가장 활발해진다. 음식이 겨울보다 여름에 휠씬 더 쉽게 상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에 균은 조금 다른 환경을 좋아해서 25도에서 30도 사이의 온도를 좋아한다. 때문에 추운 지방에서는 박테리아보다는 균의 활동에 의해 분해작용이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균과 박테리아 모두 25도 이상의 온도가 아니면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곳에 거름통의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좋다.
몇몇 정원사들은 번식력이 강한 일부 잡초를 거름통에 넣는 것을 꺼려한다. 특히 씨가 맺힌 잡초를 거름통에 넣었을 경우에는 잠복기를 거친 다음, 정원에 거름이 뿌려졌을 때 왕성하게 번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식물에 따라 거름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좋은 거름의 요소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세상에 만병통치약이 없듯이 식물 또한 모두 비옥한 거름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정 식물들은 영양기가 없어야 더욱 잘 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좀 더 복잡하게, 더 세분화시켜 식물의 특징에 맞게 거름을 달리 배합시켜주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난Orchid이나 다육식물Succulent 군의 식물은 습기가 촉촉한 영양분의 거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나무의 껍질이나 모래 등을 많이 섞어 별도의 거름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정원사에 따라 이 거름의 배합은 그 비율이 제각각 다르고 첨가하는 물질도 각양각색이다. 아래에 제시된 방식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유능한 정원사는 여기에 자신만의 비법을 추가한다.
i) 일반식물: 2/3 거름, 1/3 모래
ii) 다육식물(선인장 포함): 1/3 거름, 1/3 모래, 1/13잔자갈
iii) 난과 식물: 나무 껍질
난과의 식물은 식물계에서 가장 독특한 성장특징을 지니고 있는 군이다. 특히 난은 뿌리가 물에 닿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흙이나 거름이 아니라 나무의 껍질로 화분 속을 채워준다. 그래야 넓은 공기층과 함께 배수가 잘 확보되기 때문이다.
식물의 특징에 맞게 배합된 흙. 보통은 거름, 모래, 자갈, 나무 껍질 등을 비율에 맞게 섞어쓴다.
같은 식물이라고 해도 식물의 싹을 틔우기 위한 용도의 거름은 또 다르다. 이 경우에는 실처럼 가느다랗고 연약한 어린 식물의 잔뿌리가 흙 속에서 잘 퍼질 수 있도록 공기층을 만들어주는 광석가루(Vermiculite)를 사용한다.
거름을 만드는 통 만들기 노하우
거름을 만들려면 거름을 만들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는 개방된 장소에 거름의 재료를 쌓아두는 방식으로 거름을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거름통을 이용한 방법이 널리 퍼지고 있다. 노출형으로 거름더미를 만드는 것에 비해 거름통을 이용한 방식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i) 노출형 거름더미는 날아든 잡초의 씨로 순식간에 잡초밭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거름통을 이용할 경우에는 잡초의 씨가 날아와 자리를 잡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ii) 노출형 거름더미는 폭우가 내릴 시 쓸려내리거나 일부 영양분이 빗물에 녹기도 한다. 그러나 거름통을 이용할 경우 비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iii) 부엌에서 나온 음식물의 경우는 고양이들의 목표가 된다. 그러나 뚜껑이 있는 거름통을 사용하게 되면 이런 이런 가능성을 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름통은 하나만 만들어놓으면 실효성이 너무 적다. 왜냐하면 재료가 분해돼 정원에 쓸 수 있는 거름이 될 때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름통을 2~3개 정도 마련해둔 뒤, 순차적으로 거름통을 채운 뒤에 가장 오래된 거름통부터 사용을 하면 1년 사계절 부족함 없이 거름을 집에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직접 만드는 거름통 노하우. 나무를 이용하거나 혹은 철망을 이용해 쉽게 만들 수 있다. 보통의 경우 거름통의 크기는 폭 900mm x 1500mm(높이) 정도를 권한다.
거름 만들기 노하우
거름을 만들 때도 몇가지 노하우를 이용하면 더욱 알찬 이용이 가능해진다. 우선 분해가 매우 느린 나무 줄기나 껍질의 경우는 그대로 갈아서(기계를 이용) 흙을 덮어주는 멀칭의 재료로 쓰는 것이 좋다. 특히 채소를 기르는 키친가든의 경우는 바닥을 이 바크를 이용해 덮어줄 때가 많다. 또 여러 재료를 함께 섞는 방법도 있지만 그린 재료 따로, 브라운 재료 따로 거름통을 만들어 분해시키는 방법도 좋다. 이럴 경우 분해 속도가 서로 달라서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고, 사용시에는 필요에 따라 거름을 섞어쓸 수 있다. 또 요즘과 같은 때에는 야생동물들의 멸종이 심각하다. 거름통은 뜻하지 않게 야생의 작은 동물들의 보금자리 역활을 해주기도 한다. 무조건 야생동물을 기피할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현명하다. 마지막으로 거름의 재료를 태워서 재로 만들어쓰는 방법도 있다. 재료를 태웠을 때는 특히 포타슘 (potassium, 칼륨)이 강화되기 때문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지역에 따라 소각이 금지돼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이웃간 문제 발생의 여지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나무 줄기나 나무 자체를 잘게 잘라서 멀칭의 재료로 쓰기도 한다. 바닥재료로 쓰여진 나무 껍질.
거름통에 넣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모든 유기물을 다 거름통에 넣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넣어도 되는 것과 넣지 말아야 할 것을 아래와 같이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i) 거름통에 넣어도 되는 재료: 갈아놓은 커피, 오래된 면, 실크, 울(찢어서), 달걀 껍질, 종이, 카드보드, 녹차 티백, 진공청소기의 먼지, 채소 부스러기, 재
ii) 거름통에 넣으면 안되는 재료: 개나 고양이의 분비물, 콜라와 석탄재, 유제품, 물고기와 고기, 오일, 지방
(물고기와 고기는 사실상 거름통에 넣어도 되는 재료이나 반드시 뚜겅이 있는 거름통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거름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의 주범이 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거름통이 쥐들의 온상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만들어 써보자
영국에서 정원사로 일할 때 내가 가장 빈번하게 드나들었던 곳이 바로 거름통이었다. 정원사들은 식물도 사랑하지만 어쩌면 흙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2,3년 씩 묵혀진 거름통을 뜯고 나면 산 속에서나 발견되는 부엽토와 같은 곱고 예쁜 거름이 가득하다. 보고만 있어도 와, 탄성이 나올 정도다. 작아도 정원에서 나오는 낙엽과 나뭇가지들, 그리고 우리가 먹고 남기는 음식물만으로도 우리 집 정원에서 쓸 거름의 양은 충분하다. 그 곱고 예쁜 거름으로 식물이 탄생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이제 정식 정원사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출처 ▶네이버캐스트 (정원의 발견) 가든디자이너 오경아와 함께 하는 정원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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