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드니까 `정원`에서 숨 한번 쉬어봐
서울시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자투리 정원 (2)
[서울톡톡] 삭막한 도시에서 계절이 변화를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도심 속 공원이 아닐까. 최근 부족한 공원 및 녹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자투리땅을 활용한 소공원 조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지난 10월, 시민과 함께 만드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72시간 만에 탄생한 '기적의 자투리정원', 그 정원에서 피어난 생생한 이야기꽃을 서울톡톡 시민기자가 담아봤다. |
11월 어느 날, 톡톡 튀는 20대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에 참가해 우수상을 차지한 '먹고 살기 힘드니까'팀(홍정현, 노민욱, 이재용, 김균언, 주민희, 구본태, 이철재)을 시민기자가 만나보았다.
Q. 먼저 팀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홍정현 팀장) 대학교 친구들이 모인 팀이에요.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함께 뭉쳤어요. '먹고 살기 힘드니까'라는 팀이름도 그렇고 '숨 한번 쉬자'라는 작품명도 다소 직설적이죠? 세대를 불문하고 요즘 먹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숨 한번 쉴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름을 '먹고 살기 힘드니까'로 정했습니다. 뒤에 따라오는 '숨 한번 쉬자'가 더 중요한 의미입니다.
Q. 나무로 만든 '정글짐', '해먹'이 이색적이던데,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홍정현 팀장) 복잡한 도시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정글 같아요.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라고 생각해서 친환경적인 나무를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때로는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편히 쉴 수 있고, 과거를 추억해 볼 수 있는 휴식의 장소로 만들고 싶었어요. 해먹도 휴식의 의미로 설치했고요. 작품 곳곳에 있는 '밥은 먹고 다니냐?', '한 번 웃자' 등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만들었습니다.
Q. 작품을 만들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홍정현 팀장) 추석 때, 늘 그랬듯이, 함께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얘기가 불쑥 나왔어요.
저는 문화유산, 공공유산 보존과 경영솔루션업무를 담당하는 청년창업기업을 올해 초에 시작했어요.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만 하다 현장업무를 하게 되어 신났죠. 십년지기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욱 즐거웠구요.
현장에서 지역주민들이 먼저 관심을 보여 주시고, 저희 팀 작업을 환영해주셨어요. 작업할 때 자주 뵙던 할머니께서 "여기 내가 맨날 다니는 길이야"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이 쉽게 들리지 않더라고요. 저에게는 3일간 어떻게 보면 이벤트일지도 모르는 작업인데, 주민들에게는 생활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똘똘 뭉쳐서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빈 공간이라는 것에 대해 무언가를 채우는 활동이 맞는 것인지? 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기도 했었는데 할머니의 말씀에 내가 하는 작업이 옳다는 믿음도 확실해졌죠.
(주민희) 저는 제품디자인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예요. 우선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친한 친구들과 함께 이런 작품을 만들어봤다는 즐거움이 커요. 작업 중간에 홍콩 출장을 가게 돼서 팀원에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이익이나 수상에 대한 목적 없이 한 활동이어서 즐기면서 했던 작업이고, 낯선 장소에서의 작업이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지역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김균언) 주변에 놀이터 시설이 없어 저희가 만든 정글짐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노는 대상지역 어린이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고요. 아이들의 안전문제가 걱정돼서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보수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빽빽한 도시에 무언가를 새로 짓기보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 뿌듯했던 작업이었어요.
(구본태) 무언가를 꼭 계획대로만 되지 않잖아요. 제가 그랬었죠. 저는 종이로 작업하는 부분을 맡았는데 비를 맞아 눅눅해진 거예요. 그래서 다른 재료로 대체하여 완성시킬 수 있었어요. 또한 팀원들이 이래저래 부족한 부분을 잘 메꿔주어 원활하게 진행되었어요. 팀원들과의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이재용) 프로젝트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고요. 다만, 회사 일을 마치고 시간이 날 때 작업했기 때문에 팀원에게 많이 미안했어요.
(노민욱) 전공이 조경이라 이런 작업을 많이 하곤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오랜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일인데, 시너지 효과가 자연스럽게 났어요.
(홍정현 팀장) 기획할 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여러 아이디어 중에 하나로 집중해야 할 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나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순간순간이 모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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