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공동체

지렁이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인다고?

옥상사랑 2013. 6. 10. 09:10

지렁이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인다고?

쓰레기 제로를 꿈꾼다 3 - 시민단체 좋은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서울톡톡 조선기 | 2013.06.07

[서울톡톡] '지렁이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인다고?'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인다는 것인데, 2~3일에 수박 반 통은 거뜬하게 해치운다는 내용이었다. 안그래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어 어떻게 음식물쓰레기를 줄일까 싶었는데, 취재 욕구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지렁이를 키워보세요~

찾아간 곳은 노들섬에 위치한 노들텃밭이었다. 마침 모내기 행사가 열리고 있었고, 한 켠에 '지렁이 분양' 현수막이 보였다. 시민단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좋은 세상)'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렁이 화분을 배부하고 있었다.

"비 온 뒤 지렁이를 많이 보잖아요. 그렇게 굵고 큰 지렁이는 야생지렁이, 우리가 배부하는 지렁이는 팔딱이라는 종이에요. 작고 붉은 색을 띄는 게 특징이죠. 얘들이 음식물을 잘 먹고 관리도 쉬워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어요."

좋은 세상의 회원인 김애숙 씨가 지렁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지렁이는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얘들이 정말 음식물쓰레기를 해치울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지렁이 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3일에 수박 반 통 정도 먹는 것 같아요. 그 외에 당근 껍질이나 감자껍질도 먹는데 중요한 건 흙 속에 묻어야 한다는 거에요."

간혹 지렁이 밥을 준다고 과일껍질을 흙 위에 떡하니 얹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지렁이가 음식물을 먹지 못한다. 흙 속에 둬야 부패가 아닌 부식이 돼서 지렁이들이 먹기 편하게 바뀐다. 신기한 건 과일 껍질을 그냥 놔두면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피지만, 지렁이가 있는 흙에 묻으면 냄새도 안나고 곰팡이도 안생긴다는 것.

또 주의할 점은 조리된 음식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렁이는 피부호흡을 하고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소금끼가 있는 음식은 안 넣어주는 게 좋다. 또 가스발생이 날 수 있는 육류도 지렁이 먹이로 적합하지 않다.

"특히 여름에는 수박껍질을 정말 잘 먹어요. 지렁이는 이빨이 없어요. 물을 쪽쪽 빨아먹거든요. 수박은 물이 많으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렁이는 먹이보다 더 중요한 게 습기에요. 흙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어야 해요."

분양된 지렁이는 모두 안녕할까?

지렁이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녀는 행복해보였다. 그녀를 따라 온 7살 딸도 거침없이 지렁이 부스를 손으로 뒤적거리고 있었다. 무섭지 않냐고 물으니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녀가 지렁이에 관심을 가진 건 2009년 주민센터 강좌를 통해서였다. 그곳에서 지렁이에 대해 공부하다 지렁이로 좋은 일 해보자는 말에 좋은 세상의 풀씨모임에 동참하게 됐다. 풀씨모임에서는 지렁이 전문가를 모셔다 공부도 하고, 어린이집에 지렁이를 분양하고 학부모들을 모아서 지렁이 교육도 진행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동작구 상도3·4동에는 어린이집, 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지렁이를 키우는 곳이 많아졌다. 또 지렁이가 자라는 꿈틀이 텃밭도 늘어났다. 농작물에 좋다는 지렁이 분변토로 친환경 먹거리까지 키워가고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약 1,000개의 지렁이 화분이 분양됐다. 그러나 아무에게나 지렁이 화분을 분양하지는 않는다. 그냥 가져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육 후에 지렁이를 나눠주고 있다. 그리고 한 달 뒤에는 잘 기르고 있는지 확인 전화도 한다. 그럼 그렇게 분양된 지렁이는 모두들 안녕할까?

"실패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처음에는 기대치가 높으세요. 음식물 상당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데, 워낙 가져간 수가 많지 않고 관리도 소홀하다 보니까, 실패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물 주는 것도 깜박하시고요."

모든게 관심이 중요하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키웠다가 음식물이 눈에 띄게 줄지 않는다고 음식물 주는 것도 까먹고, 물 주는 것도 잊어버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잘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 꾸준히 예뻐해주다 보면 지렁이는 어느새 한 가족이 돼 있다. 지렁이가 과일 껍질을 먹고 알을 낳고 하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단다.

나도 지렁이를 키워보고 싶다

여기까지 읽고 '나도 지렁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좋은 세상으로 연락을 해보자. 지렁이를 분양받을 수 있음은 물론 관련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7월에는 도화공원, 방수골공원에서 온 동네 주민들이 모여 지렁이 축제를 연다. 지렁이로 3행시 짓기, 엽서그리기, 지렁이 퀴즈 대회 등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다양하다. 지렁이가 궁금하다면 축제에 참여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문의 : 좋은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02-825-7947
카페 : http://cafe.naver.com/good7947

■ 지렁이 기르기
 ○ 지렁이 집 준비
  - 나무상자, 화분, 토분, 플라스틱, 서랍장 등 다양한 용기

 ○ 무엇이든 잘 먹어요!
  - 과일이나 채소껍질, 감자, 호박 속
  - 요리한 음식은 물에 헹구어 소금기 뺀 후 주세요.
  - 생선, 고기는 많은 양을 넣으면 가스가 생겨 싫어해요.
  - 흙 속으로 음식물을 넣어 주어야 벌레가 생기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아요.

 ○ 지렁이가 좋아하는 환경은?
  - 지렁이가 살기 좋은 온도는 15~25도  
  - 지렁이가 좋아하는 습도는 60~70%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